전기차 시대, 차량 내부 데이터 통신에 대한 이해는 필수가 되었다
전기차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라 하나의 ‘모바일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것은 단순히 가속 페달을 밟고 브레이크를 밟는 물리적 행동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 수많은 전자제어장치(ECU)가 서로 통신하며, 센서와 액추에이터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인버터, 모터, BMS 등 복잡한 전력 시스템이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차량 내부 통신 구조에 대한 이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일반 운전자는 차량 내부에서 어떤 데이터가 오가는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정비업자나 연구자는 그 데이터를 통해 차량의 상태를 판단하고, 예지정비까지 시도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CAN 통신과 OBD2 프로토콜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차량 내부에서 데이터를 전달하고 진단하는 데 사용되지만, 근본적으로 목적과 구조, 적용 범위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OBD2 스캐너로 차량 정보를 읽을 수 있으니 “OBD2가 차량의 모든 데이터를 다 전달해주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OBD2는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며, 전기차에서 점점 그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반면 CAN 통신은 차량 내 모든 전자장치 간의 실시간 데이터 흐름을 담당하는 핵심 구조로, 전기차 진단 및 제어의 중심에 있다.
이 글에서는 전기차의 데이터 전달 구조를 중심으로, CAN 통신과 OBD2의 근본적인 차이를 구조, 목적, 실제 적용 사례 중심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전기차 관련 콘텐츠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자동차 기술에 관심 있는 소비자, 그리고 기술 유튜버 및 정비업자 모두에게 유용한 내용을 제공할 것이다.
CAN 통신이란 무엇인가 – 차량 내부의 실시간 데이터 흐름을 책임지는 구조
CAN(Controller Area Network) 통신은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ECU)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만들어진 통신 프로토콜이다. 1980년대에 독일 Bosch社에 의해 개발된 이 구조는, 수많은 ECU가 탑재된 현대 자동차에서 복잡한 배선 없이도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즉, 엔진 제어, 브레이크 제어, 에어백 작동, 조향 보조, 배터리 상태 등 모든 주요 기능이 CAN 통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전기차에서는 이 CAN 통신의 역할이 더욱 확대된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엔진 제어에 중점을 두었다면, 전기차는 배터리,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인버터, 고전압 릴레이, 온도 센서 등 전력 시스템 기반의 통신이 핵심이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의 상태(SOC, 전압, 온도, 전류 등)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CAN 통신이 시스템 안정성의 핵심 인프라로 작동한다.
CAN 버스에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속도가 존재한다. **고속 CAN(High-Speed CAN)**은 주로 파워트레인 제어에 사용되며, **저속 CAN(Low-Speed CAN 또는 Comfort CAN)**은 창문, 에어컨, 라이트 제어와 같은 편의 기능을 다룬다. 고급 차량이나 전기차에서는 여기에 **CAN-FD(Flexible Data Rate)**나 이더넷 통신도 함께 사용되며,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확장되고 있다.
결국 CAN 통신은 전기차의 '신경망' 같은 역할을 한다. 배터리가 심장이라면, 모터는 근육이고, CAN 통신은 그 모든 시스템이 서로를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실시간 디지털 혈관망이라고 할 수 있다.
OBD2는 무엇인가 – 차량 진단용으로만 제한된 범용 프로토콜
OBD2(On-Board Diagnostics ver.2)는 1996년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적용된 차량 진단 표준 프로토콜이다. 이 시스템은 정부 규제에 따라 차량의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상태를 감시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경고등(체크엔진)이 점등되도록 설계되었다. 즉, OBD2는 원래 진단 목적의 시스템이지, 차량 간 실시간 제어 통신을 위한 시스템은 아니다.
OBD2는 기본적으로 CAN 통신을 기반으로 동작한다. 다시 말해, OBD2는 차량 내 CAN 네트워크에 진단용 게이트웨이처럼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 덕분에 OBD2 포트를 통해 외부 진단기가 차량의 주요 데이터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OBD2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정보의 종류와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OBD2로 읽을 수 있는 데이터는 RPM, 속도, 연료 트림, 냉각수 온도, 스로틀 위치 정도에 불과하다. 전기차의 경우에는 이조차도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의 OBD2 설계를 그대로 적용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기차 제조사는 **자체 통신 규약(예: 테슬라만의 전용 PID 코드)**을 사용하며,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OBD2 스캐너는 전기차에서는 일부 정보만 표시되거나, 아예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OBD2는 범용 진단을 위한 ‘외부 인터페이스’일 뿐, 차량 제어 및 분석의 ‘핵심 통신 구조’는 아니며, 특히 전기차에서는 그 역할이 더욱 축소되고 있다.
전기차에서 CAN과 OBD2의 실제 활용 차이 – 정비, 데이터 수집, 해킹까지
실제 전기차 정비 및 분석 현장에서 CAN 통신과 OBD2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활용된다. 정비업체에서는 OBD2 스캐너를 사용해 간단한 오류 코드(DTC)를 확인하거나, 전원 계통의 상태를 분석한다. 하지만 고급 분석이나 배터리 상태 모니터링, 인버터 제어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CAN 통신 분석 장비가 필요하다. 전문 정비사나 연구기관에서는 USB-CAN 어댑터, CAN 로그 기록기, 전문 분석 소프트웨어(CANalyzer, SavvyCAN 등)를 통해 CAN 메시지를 수집하고 해석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충전 중 발생하는 배터리 온도 변화, 전류 흐름, 충전 전력, 셀 밸런싱 상태는 모두 CAN 메시지를 통해서만 정확하게 수집 가능하다. OBD2로는 이런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 또한, 차량 내 복수의 ECU에서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반드시 CAN 버스 스니핑(Sniffing) 기법이 필요하다.
한편, 전기차 해킹이나 튜닝에서도 CAN 통신이 핵심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연구자는 테슬라 차량의 CAN 통신 메시지를 분석해 모터 출력을 조작하거나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개방하기도 했다. 반면 OBD2를 통한 해킹은 거의 불가능하며, 제한적이다.
결론적으로 전기차 내부의 진짜 데이터를 보고, 시스템을 제어하거나 분석하고자 한다면 OBD2는 참고 도구일 뿐, 핵심은 CAN 통신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특히 정비, 기술 블로그 운영, 연구 목적의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는 CAN 통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며, OBD2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정보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전기차 진단과 제어의 중심은 OBD2가 아닌 CAN이다
전기차에서 차량 데이터를 진단하거나 분석하는 데 있어, OBD2와 CAN 통신은 완전히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OBD2는 진단용 표준 프로토콜로서 정부 규제를 위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전달하며, 범용 진단기로 접근할 수 있는 간편한 도구다. 반면 CAN 통신은 차량 내 모든 전자장치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중심 구조로, 전기차의 제어와 안전에 있어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전기차에서는 특히 배터리와 모터 시스템의 정밀한 제어가 필요한 만큼, OBD2가 아닌 CAN 메시지 해석이 차량의 진짜 상태를 파악하는 열쇠가 된다. 또한 테슬라, 현대, 기아, BYD 등 제조사마다 CAN 메시지 체계와 ID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고급 정비나 데이터 로깅을 하려면 차종별 CAN 매핑 분석이 필요하다.
정비사, 자동차 유튜버, EV 튜닝 개발자, 또는 EV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이라면, OBD2만 믿고는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다. CAN 통신 장비와 로그 분석 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2025년 이후 출시되는 신차는 CAN-FD 또는 Automotive Ethernet을 통해 더욱 복잡한 데이터 통신 구조를 갖게 되므로, 지금부터라도 기본적인 CAN 통신 이해도를 쌓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OBD2는 전기차의 표면을 보는 도구라면, CAN은 내부를 들여다보는 창이다. 전기차의 진짜 데이터를 알고 싶다면, 이제는 CAN 통신을 이해해야 할 때다.
요약 정리
목적 | 실시간 제어 및 데이터 전달 | 진단용 정보 확인 |
적용 범위 | 차량 내부 전체 (ECU 간) | 외부 진단기용 인터페이스 |
정보 양 | 매우 많고 정밀함 | 제한적 (정부 규정에 따른 최소 데이터) |
접근 방식 | 전문 장비 필요 (CAN Logger 등) | OBD2 스캐너로 가능 |
전기차 호환성 | 전기차 필수 통신 구조 | 전기차에서 제한적 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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