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소차의 친환경성은 정말 뛰어난가?– LCA 분석으로 확인하기

minguru96 2025. 7. 2. 18:18

수소차, 친환경차의 최종 진화형일까?

수소전기차(FCEV)는 오직 물만 배출하고, 조용하며, 내연기관차 수준의 주행 성능을 제공하는 미래형 친환경 차량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넥쏘를 비롯한 글로벌 수소차 모델들은 탄소중립 시대에 적합한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죠. 전기차(BEV)와 비교해 충전 시간이 짧고, 겨울철 성능 저하도 덜하다는 장점 때문에 “차세대 전기차”로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더 친환경적일까에 대한 논의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단순히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는 친환경성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유용한 분석 기법이 바로 LCA(Life Cycle Assessment, 전과정평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소차의 전과정평가를 통해 실제로 수소차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그리고 우리가 기대하는 지속가능한 이동수단에 가까운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수소차의 친환경성 - LCA 분석

 LCA(전과정평가)란 무엇인가?

LCA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애 전 과정’을 분석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즉, 원료 채취 → 제조 → 운송 → 사용 → 폐기까지 모든 단계를 추적해 탄소배출량(CO₂eq), 에너지 소비,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 다양한 환경 지표를 정량적으로 분석합니다. 친환경차의 경우, 단순히 주행 중 배출가스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차량 생산 시 필요한 부품, 배터리 또는 연료전지 제조, 연료 생산과 수송, 폐차 후 처리까지 모두 포함해 평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LCA를 통해 같은 ‘무공해차’라고 불리는 전기차와 수소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진짜 환경 영향력 차이를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각종 정부 및 국제기구는 이제 차량 보급정책을 수립할 때 LCA 데이터를 필수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구매 판단 기준에도 점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수소차의 LCA 분석 결과 – 장점과 한계

수소차의 주행 중 배출가스는 “제로(0)”에 가깝습니다. 엔진 대신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가 반응하며 전기를 만들고, 그 부산물은 오직 ‘물(H₂O)’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깨끗한 차량이지만, LCA 측면에서는 수소 생산 방식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수소는 화석연료 기반의 추출수소(그레이수소)에서 나옵니다. 천연가스를 고온에서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CO₂가 발생합니다. 실제로 유럽 환경청이나 미국 DOE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레이수소 기반 수소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오히려 탄소배출량이 더 높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반면,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그린수소 기반 수소차는 전체 LCA 기준에서도 전기차 수준의 탄소중립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소차의 친환경성은 “수소를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와 비교한 수소차의 친환경성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발생하고, 원료 채굴(리튬, 코발트 등) 과정에서도 환경 파괴 문제가 지적됩니다. 하지만 한 번 충전하면 전력을 바로 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력 생산이 친환경적일수록 전체 탄소 배출량이 줄어듭니다. 반면, 수소차는 수소를 생성하고, 이를 저장하고 운송한 후 다시 연료전지에서 전기로 변환하는 ‘간접 에너지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과정 자체가 더 복잡하고 에너지 효율이 낮습니다. 예를 들어 수소차의 ‘우회효율’은 전기차 대비 약 30~50% 낮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수소차는 대형 상용차, 장거리 운송, 24시간 연속 가동이 필요한 산업군에선 전기차보다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즉, 승용차 기준으론 전기차가 친환경에 더 유리, 상용차나 고부하 산업용 차량에선 수소차가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친환경성과 경제성의 균형은 용도별 접근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수소차의 친환경성, 앞으로의 과제와 방향

수소차가 진정한 친환경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소 생산의 전환이 핵심입니다. 현재 정부와 기업들은 그레이수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그린수소 생산 기술과 인프라 확대에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예컨대 태양광·풍력을 활용한 수전해 기술, 해상풍력 기반의 수소 생산, 폐자원 활용 수소 생성 등이 연구되고 있으며, 향후 10년이 수소 기술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LCA 기준에서도 수소차의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 연료전지 효율 개선, 수소 저장 기술 고도화, 운송 경로 최적화 같은 기술 진보가 필요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소차는 친환경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수소를 사용하는가?”, “그 수소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넥쏘와 같은 수소차는 잠재력이 매우 높은 기술임은 분명하며, 진정한 탄소중립 시대를 열기 위해선 친환경적 수소 생태계 구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